작성일 : 14-12-12 00:33
#13. 기계번역과 인간번역능력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59  
#13. 기계번역과 인간번역능력

인간의 번역능력에 대한 고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역설적으로 기계번역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면서부터이다. 기계번역이란 컴퓨터를 이용하여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해 내는 것을 말한다. 기계번역을 자동번역(automatic translation)과 혼동하는 경우도 많은데 엄밀한 의미의 자동번역이란 일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번역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말하며 이는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므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오늘날의 번역은 '기계번역'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기계번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시스템(expert system)을 이해해야 한다. 전문가시스템은 단순자료처리만을 하는 기존 컴퓨터와는 달리 지식을 처리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식을 처리한다 함은 입력된 지식을 토대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대신 장기를 두거나 혹은 의학진단 및 처방, 광맥탐사를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장기 두는 기계를 예로 들어 보자. 우선 장기를 잘 두는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관찰하면서 장기 두는 데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가 무엇인지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개별적으로 혹은 직관적 형태로 가지고 있던 지식들을 규격화하고 통일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특정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에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근거는 무엇인지 등 암묵적인 노하우 형태로 존재했던 지식들, 즉 '장기 두는 능력'을 일련의 코드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번역하는 기계 역시 마찬가지의 과정을 통하여 설계된다. 사실 기계가 체스를 두고 병을 진단하고 치료까지 하는 세상에서 번역이라고 못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기계가 번역을 한다면 인간보다도 무한히 많은 지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저장된 지식을 잊어버릴 일도 없을 것이 아닌가? 어쩌면 인간번역이 해결하지 못하는 오역, 실수 등의 고질적 문제를 완벽하게 넘어설 수 있는 완전한 번역기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긴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폭증해 가는 번역 수요와 맞물려 기계번역에 관한 방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기계번역이란 결국 번역을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한국어 텍스트를 입력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를 처리하여 다른 언어로 번역해 내거나, 혹은 외국어로 쓰인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것이 즉각적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번역능력'을 가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바로 기계번역 프로젝트의 핵심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컴퓨터 프로그램은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 번역을 어떠한 단계를 거쳐서 수행하며, 번역에 필요한 능력들은 무엇인지를 우선 관찰하고 분석해야 했다.

기계번역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번역능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제1세대 기계번역은 주로 단어 대 단어 치환의 간단한 번역을 수행하였다. 한국어로 '우유'를 입력하면 영어로 'milk'로 번역되어 나오는 식이다. 그 다음 제2세대에서는 구문 분석이, 제3세대에서는 의미 분석이 이루어지면서 치환의 단위는 단어에서 문장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구문 분석이나 의미 분석 차원에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바로 '맥락'의 문제였다. 예를 들어 '그곳에서 그 사람을 만납니다'라는 문장에서 '그곳'과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번역해 내려면 해당 문장 안에서는 명시적으로 주어지지 않은 문맥 정보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은 이러한 정보들을 감안하여 번역할 수 있는 방법 역시 모색되고 있다. 그리고 제4세대에서는 어떤 특정한 언어에도 의존하지 않는 중간언어 방식이 선택되어 한 언어로부터 여러 언어로의 기계번역 역시 가능해졌다.

다시 말해, 어떤 언어를 입력하든 그 언어가 제3의 매개적 언어로 전환이 되어 무수히 많은 다른 언어로 번역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상의 발전 단계는 번역능력을 언어치환 능력으로 인식하던 초기의 인식에서 출발하여 점차로 맥락적 요소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번역능력은 단어 대 단어의 치환 능력, 구문 분석 능력, 의미 분석 능력, 문맥을 감안하는 총체적인 능력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계번역(machine translation)과 번역능력 (번역이란 무엇인가, ㈜살림출판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47450&cid=42002&categoryId=4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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