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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2-17 09:17

#20. 번역능력의 구성요소

글쓴이 : 관리자

#20. 번역능력의 구성요소 : 문법적, 통사적 능력을 뛰어넘는 번역사의 '전략적 선택' 능력

"Any old fool can learn a language, but it takes an intelligent person to become a trans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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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능력이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졌던 것은 번역을 가르치는 번역교사들이었다. 주어진 기간 안에 번역학습자들의 번역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번역교사들의 목표라고 할 때, 번역능력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번역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었다. 만일 번역능력이 A, B, C로 구성되어 있다면 번역교육은 의당 A, B, C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었다.

오랫동안 번역능력은 언어능력과 동일시되어 왔다. 다시 말해 언어만 잘하면 누구든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되어 왔다. 이렇듯 번역능력이 언어능력과 구분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당연히 번역교육이 언어교육, 심지어는 언어학 교육과 병행되었으며, 번역경험이 전무한 언어학자들에 의하여 번역실무자를 양성하는 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예를 들어 영어문법, 통사, 표현들을 숙지하고 영어에 대한 언어학적 지식을 쌓는다고 해서 영어를 한국어로, 혹은 한국어를 영어로 옮기는 번역작업을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외국어를 잘하는 것과 번역을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다. 영국의 한 번역학자가 한 말을 음미해 보자.

Any old fool can learn a language, but it takes an intelligent person to become a translator.
어느 바보라도 언어는 배울 수 있으나 영리한 사람만이 번역사가 될 수 있다.

위의 문장은 언어능력과 번역능력이 서로 다른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외국어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서 누구나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오래 체류하여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이 늘 좋은 번역을 생산해 내는 것은 아님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서 지적하는 대로, 영리한 사람(intelligent person)만이 번역사가 될 수 있다면 번역을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영리함(intelligence)의 정체는 무엇인가? 언어적인 능력 이외에 번역사가 갖추어야 할 플러스알파는 무엇인가?

많은 학자들이 번역능력(translation competence)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고찰하였고 나름대로의 답변을 제시하였다. 초기의 학자들은 번역능력이라는 것이 '이중언어 사용자들이 의례 가지고 있는 신비하고 설명 불가해한 능력'이라고만 생각하였기에, 그 구체적 구성요소들을 나열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그러나 언어학이 발달하면서 번역능력의 구성요소를 언어학적 토대에서 해석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문법적 능력, 통사적 능력 등을 갖추는 것이 번역능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여기서의 문법적, 통사적 능력이란 원천언어와 목표언어의 그것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원천언어로 표시된 단어나 문장을 목표언어로 '치환'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앞서 소개한 번역기계도 충분히, 혹은 인간보다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번역사들이 늘 자신이 번역하는 언어들에 대한 언어학적, 통사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번역능력의 설명에 새로이 추가된 요소가 바로 번역사의 '전략적 선택'의 능력인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번역능력의 구성요소 (번역이란 무엇인가, ㈜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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